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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혈 잘못 받으면 심각한 부작용 발생… 철저한 ‘환자혈액관리’로 위험 줄여야(동아일보, 김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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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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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헌혈할 수 있는 젊은 인구는 감소하고 수혈을 받아야 하는 노령인구는 증가하는 등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헌혈할 수 있는 인구조차 헌혈이 불가능하게 만들어 정부는 전 국민에게 헌혈에 동참해 달라는 긴급재난문자까지 발송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연간 헌혈률과 헌혈 건수는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헌혈 건수는 260만4437건으로 2020년 261만1401건보다 6964건이 감소했다. 2019년 279만1092건과 비교하면 18만6655건 줄어든 수치다.

감소하는 헌혈과 부적정한 수혈을 제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환자혈액관리(PBM)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수혈은 장기이식과 비슷… 신중하게 선택해야


수혈은 과다한 출혈이나 화상, 외상 뒤에 혈액량을 회복해주는 치료법이다. 빈혈환자에서와 같이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은 경우 산소 운반 능력을 증가시키며 쇼크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된다. 현재는 보편화된 방법이지만 혈액형의 항원·항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안전하지 못했다. 1900년에 최초로 혈액형의 ABO식 혈액형계가 발견되면서 수혈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수혈은 많은 인류의 목숨을 구하고 어려운 치료를 가능하게 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건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만약 적합하지 않은 혈액이 수혈되면 환자는 발열이나 오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심한 경우에는 생명이 위험한 경우도 있다. 특히 심각한 수혈 부작용은 부적합수혈에 의한 용혈반응이다. 수혈에 의해 체내에 들어온 혈액 성분들에 의한 면역 반응이 감염의 악화나 종양의 재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 밖에도 알레르기반응, 수혈 후 간염·매독·말라리아·AIDS(후천성면역결핍증) 등의 감염, 항응고제인 시트르산 중독·혈전색전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수혈은 일종의 장기이식이므로 신중함이 요구되고 필요 최소한도에 그치는 것이 중요하다.

빈혈 교정, 자가수혈 등 수혈률 낮추는 노력을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적혈구제제 공급량이 일본은 26.3유닛, 호주는 27유닛, 캐나다는 21.1유닛인 반면 우리나라는 41유닛을 사용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선 무릎 인공관절수술 환자 78%가 수술 시 수혈 받지만 호주는 14%, 미국과 영국은 8%만 수혈한다. 심장수술 때도 한국의 수혈률은 76∼98%로 29%인 미국보다 2∼3배 높다.

최근 유럽국가들은 PBM 도입이 활발하다. 환자혈액관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집행위원회(EC) 등에서 2010년부터 권장하고 있는 개념이다. 수혈이 필요 없는 환자에게는 수혈을 하지 않고 필요한 환자는 자신의 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현장에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 있다. 이미 외국에선 환자혈액관리로 상당량의 혈액을 절약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PBM 관련 올해부터 개정된 혈액관리법 시행 규칙에 따라 전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기관 내 수혈위원회가 설치되고 정기적인 인력교육이 시행된다.

PBM 환자 임상 결과는 출혈, 빈혈, 수혈 세 가지를 잘 조절해야 좋은 치료성과를 얻을 수 있다. 세 가지 위험인자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면 수혈률을 낮추고 환자 사망률, 재수술 비율, 재입원율,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10월 호주 환자혈액관리 새 교과서 공저자로 참여한 김영우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수술 전 정맥철분제나 조혈호르몬을 사용해 빈혈을 교정하고 수술 중에는 자가수혈 방법 등 수혈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수혈을 피하거나 수혈량을 줄일 수 있다”면서 “유럽과 호주 미국 등에서도 환자혈액관리를 통해 혈액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PBM은 환자 관리가 중요하다”며 “수술 전 환자의 빈혈상태를 개선하고 기존 방식대로 수혈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