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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의사가 환자에게 ´직업´을 물어야 하는 이유 (청년의사, 서홍관)

등록일
2022-05-17
조회
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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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문송면 군은 지난 1988년 7월 사망했다. 당시 나이 17세로 사망원인은 수은 중독이었다. 34년이 지난 지금도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아직도 얼마나 많은 ‘문송면’이 존재하는지 그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이 현실을 극복하려면 진료 현장에서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립암센터와 암정복추진기획단이 지난 13일 ‘국내 직업성 암 연구 현황과 발전 방향’을 주제로 개최한 제75회 암정복포럼에서는 직업성 암 환자가 과소 추계되고 있으며 정확한 파악을 위해서는 의사가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직업성 암은 직업적으로 발암인자에 노출되거나 현재까지 확실한 발암인자를 특정하지는 못했지만 특정 직업군이나 산업에서 증가하는 암을 말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직업건강연구실 이경은 선임연구위원은 국내에서 산재로 인정된 직업성 암 사례가 지난 2011년 50건에서 2021년 414건으로 급증했지만 유럽 등 다른 나라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고 했다. 이 연구위원에 따르면 산재보험 가입자 10만명당 직업성 암 승인율은 독일 15.1명, 프랑스 11.39명이지만 우리나라는 1.8명에 불과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이경은 선임연구원은 13일 열린 암정복포럼에서 ´우리나라 직업성 암 발생 현황´을 발표했다.
이 연구위원은 “2021년 한 외국 연구에 따르면 직업적 노출에 의해 발생하는 암 규모가 전체 암의 2~5%로 추계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4%로 보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인정되는 직업성 암이 0.1%로 추계값 2%를 기준으로 해도 20분의 1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2018년 기준 직업성 암 산재 승인율이 평균 73.5%나 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산재 승인율이 80%대인 림프종이나 호흡기계 악성중피종 사례가 많고 나머지는 신청 사례 자체가 적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산재로 인정되는 암이 적은 이유는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산재 신청을 하기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이라며 “급성 질환은 현재의 직업 환경에서 요인을 찾고 산재 신청하지만 암의 경우 노출과 발병 시점 사이 기간이 길고 과거 직업적 노출 요인을 찾기 힘들다. 또 자신이 취급한 물질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 근로자 스스로 산재 신청을 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한 능동적 역학조사를 계획했다. 고용보험과 암등록자료, 통계청 원인별사망자료를 통합해 사업장 기반 24개 암 감시자료를 만들었다. 사업장 단위로 2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누적 암 발생 건수를 집계해 모니터링하는 방식이다. 연구원은 사업장 기반 질환 자료를 분석해 고위험 업종을 선정했으며 올해는 폐기물처리업을 대상으로 업무환경 조사 등 능동적 역학조사를 진행한다.


한양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인아 교수는 13일 열린 암정복포럼에서 ´국내 직업성 암관리 현안과 향후 연구전략 제안´에 대해 발표했다.
한양대병원 직업병안심센터 부소장인 김인아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의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직업성 암 환자를 찾아낼 수 있는 곳이 진료실이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병원 단위에서 직업성 암 환자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 과소 보고 문제 해결 방안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운영한 폐암과 조혈기계 암 감시체계를 검토할 만하다”며 “환자가 오면 질병과 직업 사이 관련성을 평가해서 필요하면 산재까지 안내하는 시스템을 경험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양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지역 직업병안심센터는 이 시스템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서울성모병원이 운영했던 백혈병 대상 전수 환례 검토 체계도 적용해서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폐암에 대한 전수 조사를 추진한다.

김 교수는 “직업성 암이 얼마나 될지 추정치라도 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진료 현장에서는 환자 진술에 근거할 수밖에 없지만 그에 근거해서 질병과 관련 있는 직업적 노출이 과거 언제쯤 있었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서울 직업병안심센터에서 모형을 만들면 다른 병원이나 다른 지역으로 확대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고용노동부 김정연 산업보건기준과장은 “직업성 암을 발견하고 통계를 만드는데 산업현장뿐 아니라 환자를 처음 만나는 의료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직업성 암일 가능성을 의심하는 제도적인 요인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 직업성안심센터 6곳을 오픈한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1970~80년대 이후 40년 정도 지난 지금이 직업성 암 발생이 많아지는 시기”라며 “지금부터 열심히 해서 이 분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예방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암센터 서홍관 원장은 “제대로 된 직업성 암 데이터가 없다. 다른 나라에 비해 보고도 제대로 안되고 있다”며 “의사들이 암에 걸린 환자를 만났을 때 직업을 물어봐야 한다. 그래야 직업성 암이나 직업성 질병이 보고되고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고 강조했다.

 

출처 : 청년의사(http://www.docdoc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