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Community

보도자료

[전북일보]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서홍관 총장)

등록일
2021-02-01
조회
364
파일

[뉴스와 인물]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암관리 정책기관 역할 강화”
의사 시인이자 금연 운동가, “금연은 암 예방의 핵심”

 

의사이자 시인, 금연 운동가, 대학 교수에 이은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 서홍관(63·완주·사진) 원장의 이력이다.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할 정도로 특이했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모든 길은 다르지 않고 하나의 길로 만나게 된다는 것이었다.

“좋은 의사가 되는 것도, 시를 쓰는 것도 모두 인간의 사랑으로 통일되더라고요.”

세상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따뜻했다.

그는 자신이 바라는 세상은 ‘행복한 세상’이라고 했다.

“남을 해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행복, 남과 더불어 사는 행복입니다.”

자신이 금연 운동에 나선 것도 이같은 배경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보건의료 전문지식을 국민들을 위해 쓰기 위함이라는 것.

올 1월 13일 국립암센터 원장 취임식에서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암관리 정책기관으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며 암 예방에 주력할 것임을 강조한 그를 1월 21일 국립암센터 별관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임기는 3년.

인터뷰는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 설립 20주년을 맞았지만 국민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국립암센터의 기능과 역할은 무엇입니까.

“국립암센터는 암 전문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연구소, 병원,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대학원이 한 기관 안에 있는 세계 유일의 조직입니다. 이러한 조직들의 유기적인 상호역할 관계를 통해 연구성과를 임상으로 연결시키고, 국가 정책과 연관된 암관리사업을 수행하고 교육사업까지 육성하는 등 국가중앙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는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수립한 국가암관리종합계획에 따라 암 관련 사업을 추진, 사업 수행 결과 재반영을 통한 국가 주도의 계획·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국가 암 선도기관으로서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 국립암센터의 향후 운영 계획은.

“국립암센터하면 암 치료 병원으로만 생각하는데, 그 생각을 바꾸려 합니다. 국립암센터의 미션은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한다’는 것입니다. 그게 바로 암예방이죠.

올해부터는 그간 주력해온 암 치료와 더불어 암 예방에 보다 주력할 계획입니다.

특히 1군 발암물질인 음주의 폐혜를 널리 알리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동안 금연전문가로서 담배의 위해에 대해 알려왔다면, 이제는 술의 위험성에 대한 근거자료를 발굴하여 국민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자 합니다.

물론 금연의 중요성도 여전히 피력할 것이고요. 담배 가격 추가 인상, 소매점 내 담배 광고 금지 등을 통해 여론을 환기시키는 데에 집중할 것입니다.

또, 꼭 필요한 암 검진은 늘려나가고, 과다 검진은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 암환자 전문 긴급치료병상의 설치를 시작으로 2025년을 목표로 최첨단 암 치료기인 양성자 2호기 도입과 민간병원과의 차별화를 위한 희귀암 병동 건립도 적극 추진할 계획입니다.”

 

- 과다 검진이란 게 무엇입니까.

“안 찾아도 되는 암을 찾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들은 암을 일찍 찾는데 불필요한 게 있을 수 있겠는라고 생각하는데, 갑상선 암의 경우 불필요한 검진이 많습니다. 세계 보건기구에서 한국에서 진단하는 갑상선 암의 90%가 과다 진단이라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가장 극단적으로 경과가 좋은 암이 갑상선 암인데, 있어도 죽지 않는 암입니다. 평생동안 죽을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불구, 미리 찾아내어 수술을 받는 건 너무 큰 손실입니다.”

 

- 더불어 암 검진 중 ‘암표지자’라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피 검사로 암을 찾는 것인데, 피 검사로 온갖 암을 찾는다해서 일반인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피 검사로 하는 암 표지자는 대부분 부정확합니다. 암 검사로서의 효율이 떨어지죠. 과학적으로 보면 근거가 약하고, 너무 부정확한 검사이기 때문에 권하지 않습니다.”

 

- 이는 암에 대한 잘못된 정보 등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있습니다.

“국립암센터에는 국가 암정보센터가 있습니다. 정보량이 굉장히 많습니다. 암에 관한 정보는 우리나라에서 이 곳만큼 많은 곳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아직도 잘 모르고 있어 매우 안타깝습니다. 앞으로 정확한 암 정보 전달을 위해 국가 암정보센터를 활성화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 암 예방, 일반인들은 어떻게 해야 됩니까.

“제일 중요한 게 금연입니다. 금연은 암 예방의 핵심이죠. 그 다음이 술이고, 식사입니다. 잘못된 식사도 암 원인의 30%에 달합니다. 올바른 식사는 탄 음식 안 먹고, 짜게 안 먹고, 기름진 음식을 적게 먹는 것입니다. 채식위주의 소식을 해야 합니다.”

 

- 암 환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의사에게 모든 것을 맡겨야 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자기들끼리 정보를 교환해서 의사한테는 비밀로 하고 엉뚱한 것을 먹는데, 다 잘못된 것입니다. 의사가 권하지 않는 것을 하면 안됩니다.”


- 대학(인제대)에서 강의를 하다 국립암센터로 옮겼는데.

“그 즈음 한창 금연 운동을 펼치고 있었는데, 당시 박재갑 초대 원장이 금연 쪽 일을 같이 하고 싶다며 저를 스카웃했죠.”

 

- 금연 운동가이기도 한데, 담배를 피운 적은 없습니까.

“제가 대학에 입학할 때가 1977년인데, 그 당시는 대학에 들어가면 술 마시는 것처럼 담배도 으레 피우는 것으로 이해됐죠. 그래서 저도 11년간 담배를 피웠습니다. 그러다가 전공의 시절, 담배에 대해서 발표할 기회가 있어 집중적으로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공부하다보니 정말 담배를 핀다는 것이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금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 금연에 성공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담뱃불은 내 생명의 끈이 타들어가는 것과 다름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큰 병에 걸렸을 때의 그 암담함을 생각해보고, 갑자기 쓰러지고 중풍에 걸리고 암에 걸리거나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들면 그 때 반드시 담배를 끊을 것을 권합니다.

 

- 금연 운동에 나서게 된 계기는.

“제 자신은 금연에 성공했지만 제 진료실에는 여전히 흡연자들이 드나들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료하던 고혈압 환자, 당뇨환자 등 흡연자들에게 담배를 끊도록 이야기했지요. 그러나 그렇게 쉽지 않았고, 성공률도 높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금연진료에 대해서 공부를 더 하게 됐고, 미국연수에서 돌아온 1996년(당시 서울백병원 근무)에 금연클리닉을 개설하고 금연운동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요.

당시 금연운동협의회 김일순 회장님께 전화드려 같이 금연운동을 하겠다고 말씀도 드렸습니다. 그 뒤에 금연운동협의회에서 이사를 맡게 되었고, 2008년에는 맹광호 교수님과 함께 대한금연학회를 창립해 부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이후에는 금연운동협의회 회장까지 맡은 바 있습니다.”

 

- 굳이 대국민 운동에까지 참여한 이유가 있습니까.

“당연히 금연은 국민건강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널리 알리려 한 것이죠.”

 

-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남다른 것 같습니다.

“의과대학 다닐 때부터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를 더 좋은 세상으로 만들 것인지’를 계속 생각했습니다. 그 때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서클에 들어갔는데, 그 당시는 완전 운동권 서클이죠. 그 곳에서 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농촌문제, 노동문제 등 세상을 이해하는 공부를 했습니다. 야학도 했죠. 세상을 알아야 세상을 개혁할 수 있다는 생각에 여러 노력을 했습니다.”

(그는 서울대 병원 레지던트 시절인 1987년 6월 항쟁 때 전두환의 4·13 호헌조치에 반대하는 시국 선언을 주동했다. 이는 의사들이 집단적으로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는 첫 번째 사건으로 기록된다.)

 

- 이후에도 사회 참여는 계속됐습니까.

“87년 시국선언을 근거로 ‘인의협(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을 꾸렸죠. 의사협회가 의사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만든 이익단체이지만, 인의협은 ‘우리들의 보건의료 전문지식을 국민들을 위해 쓰자’는 것을 모토로 설립된 단체죠.

금연운동을 시작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죠. 담배가 너무 해로운데, 의사들은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오면 ‘당신 담배피면 죽어’라고 한다. 그래서 제가 그랬죠. 다 죽을 때 온 사람한테 ‘담배피면 죽어’ 그러는데, 그렇게 잘 아는 당신들이 미리 알려주면 안되냐고요. 그런데도 안하더라고요. 그래서 미리 국민들에게 알려주면 어떨까 생각을 했죠.”


- 원장님이 바라는 세상은.

“행복한 세상이죠. 남을 해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행복, 남과 더불어 사는 행복. 그런 것을 세상에 추구하고 있지요. 그리고 공정한 것, 그게 가장 중요한 가치에요. 자원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정의가 중요한데, 그 정의는 바로 공정성입니다. 더불어 건강도 행복의 일부죠. 건강하지 않으면 행복하기 어렵습니다.”

 

- 환자의 건강 뿐 아니라 사회 건강성에도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모두 다 연결돼 있는 것이니까요. 특히 사회 불평등과 공정성 문제 등의 문제에 아주 민감합니다. 사회 공정성 문제 등 그런 것에 항상 예민하죠.”

 

- 의사 시인으로도 불리고 있습니다. 이 둘은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접점을 찾으셨는지.

“그렇습니다. 등단 당시에는 의사의 세계와 시인의 세계가 너무 멀리 떨어진 것처럼 느껴져 당황스러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의사의 길과 시인의 길이 완전히 상반된 세계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의사는 감정을 배제한 냉정한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시는 가끔 무모하거나 비이성적인 것도 용납하는 감정의 세계처럼 느껴졌죠.

그런데 실제로 의사가 돼 환자를 진료하다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좋은 의사가 되는 것도, 시를 쓰는 것도 모두 인간의 사랑으로 통일되더군요. 모든 길은 다른 길이 아니라 통일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의사와 시인, 금연 전도사 등 별칭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온갖 일에 관심을 갖다 보니 그렇게 됐는데, 어떤 면에서는 ‘저 인간, 정체가 뭐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저한테는 일관된 것이에요.

인간의 행복과 공정성 등등의 것들이 항상 저의 중심에 있었죠.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다양하게 보이겠지만 저한테는 일관된 행보였습니다.”

 

- 끝으로,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십니까.

“평소에 빠르게 걸어다닙니다. 바쁜 일상에 많이 돌아다니지는 못하지만, 짬을 내서 빠른 속도로 걸어다닙니다. 매일 30분씩 산책합니다. 항상 하루에 1만보를 채우려 합니다. 생활속에서 운동하는 것이죠. 더불어 해로운 것은 안합니다. 대표적인 게 담배죠. 담배는 가장 해로운 것입니다.”

 

△ 서홍관 국립암센터장은

´의사 시인이자 금연 운동가´

1958년 전북 완주 출생. 전주고-서울대 의대를 졸업(1983년)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정의학 전문의.

1990년부터 인제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03년에 국립암센터로 옮겨 초대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 금연지원센터장 등을 거쳤다.

25여년간 금연운동에 헌신했다. 2010년부터 한국금연운동협의회 회장을 맡아 담뱃값 인상, 담뱃갑 경고그림 도입, 음식점 완전 금연구역 지정 등 금연운동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이같은 공로로 2015년엔 국민훈장 석류장을 수훈했다.

국가암관리사업본부장을 맡았을 때는 발암원관리과와 암감시조사과를 신설한데 이어 암생존자 관리 지침을 발간하는 등 국가암관리사업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권의 시집을 발간한 시인이기도 하다.

서울대 의대 문예부 시절 틈틈이 시를 쓰다가 우연히 신경림 시인의 눈에 띄어 시의 길로 들어섰다.

1985년 창작과 비평사의 ‘16인 신작시집’에 ‘금주 선언’ 등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이후 시집 ‘어여쁜 꽃씨 하나’, ‘지금은 깊은 밤인가’ ‘어머니 알통’, 산문집 ‘이 세상에 의사로 태어나’ 등을 펴냈으며, 최근엔 4번째 시집 ‘우산이 없어도 좋았다’를 출간했다. 총 70여 편이 실린 시집은 반응이 좋아 1쇄가 열흘 만에 매진돼 2쇄를 찍었다.

 

원문기사 : http://www.jjan.kr/news/articleView.html?idxno=21013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