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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코로나에 몰두하다가 암을 놓치고 있다면(내일뉴스, 서홍관)

등록일
2023-01-05
조회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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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는 단연 암이다. 사망원인 2위 3위 4위를 합해야 1위와 맞먹을 만큼 압도적이어서 우리 국민의 건강을 향상하려면 암을 해결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암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 암 통계이다. 적을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어떤 암이 얼마나 발생하는지, 어떤 암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지를 알아야 암에 대한 올바른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믿을만한 전국적인 암 통계가 발표된 것은 국립암센터가 만들어진 2005년의 일이다. 이후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해마다 암 통계를 발표하는데, 암 통계를 산출하는 데 2년간의 작업이 필요해서 올 연말에 발표한 암 통계는 2년 전 2020년 자료이다.

매년 증가하던 암환자, 지난해 감소

그런데 2020년 암 통계는 특이하다. 그동안 암환자는 2017년에 23.7만명, 2018년 24.7만명, 2019년 25.7만명으로 해마다 1만명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2020년 24.8만명으로 처음으로 약 1만명이 감소했다.

2020년은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한 해이다. 우리나라 첫 확진자는 1월 20일 발생했다. 이후 모든 공식 행사와 모임이 취소되고, 병원에 가면 코로나에 걸린다는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다니던 환자들도 병원 방문을 꺼렸다.

2020년 암 발생자 수를 월별로 살펴보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3, 4월에 각각 18.7%, 14.4% 감소한 것이 확인된다. 병원을 기피하다 보니 암 검진을 받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 아닌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암 검진이 줄어든 것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확인된다. 암 검진 수검률이 2019년 55.8%에서 2020년 49.6%로 6.2%나 감소했다. 다시 말해, 검진을 받아야 할 사람이 받지 않아서 암환자가 제대로 발견되지 못한 셈이다. 그럼 검진을 제대로 받지 못해 암이 진단되지 못한 1만명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훗날 암을 키워서 병원을 찾아간다면 ´조기진단을 통한 완치´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코로나19로 인해 암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 10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암학회에 모인 각국의 암 전문가들은 인류가 감염병에 집중하는 동안 암의 진단과 치료 모두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3년간 암사망자, 코로나 사망 8배

세계보건기구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여름까지 코로나19 기간 동안 1491만명에 이르는 초과 사망(평소 사망을 웃도는 사망)이 발생했는데, 정작 코로나로 인한 사망은 542만명에 불과해서 약 1000만명은 코로나19로 인해 소홀해진 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만성병 관리의 위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세계보건기구 벤테 미켈슨 국장은 코로나19 관리에 집중하느라 놓친 암환자의 사망은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25년 전 42.9%에 불과했던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71.5%로서,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나라 암 완치율이 높다고 하면 수술과 항암치료를 잘했을 것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그러나 암 치료도 물론 중요하지만 체계적인 국가암검진 사업이 없었더라면 그런 성취는 불가능했다.

코로나19에 시달리느라 암 검진을 소홀했다면 암 검진을 서둘러야 한다. 내일은 늦을지도 모른다. 지난 3년간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 수는 3만1000명인 데 비해, 같은 기간 암 사망자는 그 8배인 24만명이 넘는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