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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국민일보] 2~3주 돼도 안 낫는 혀 옆면 흰반점·움푹 팬 궤양, 혹시 설암? (정유석/최성원 교수)

등록일
2021-04-20
조회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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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건강] 2~3주 돼도 안 낫는 혀 옆면 흰반점·움푹 팬 궤양, 혹시 설암?

 

20~30대 설암 증가세 60대 추월
발병 드물지만 치료성적 안 좋아
염증 방치말고 주기적 검진 필요

 

A씨(51·여)는 술과 담배를 매일 조금씩 했다. 담배는 하루 5개비, 술은 서너잔 정도 마셨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일도 종종 있었다. 피곤하면 입병이 잘 생기는 편이라, 3년 전 혀의 왼쪽 옆면에 하얀 점이 생겼을 때도 구내염이려니 생각하고 내과에서 약 처방만 받았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치료해도 잘 낫지 않았고 어느 날부터는 혀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그즈음 담뱃갑의 구강암 경고그림을 보고 찝찝한 생각이 들어 이비인후과를 찾았고 조직검사 결과 설암으로 진단됐다.

 

하얗고 동그란 백태 같았던 지름 1㎝ 암은 다행히 수술로 깨끗이 제거됐다. 수술 후 음식을 씹을 때 수술 부위를 깨물거나 말을 오래하면 혀가 뻣뻣하게 굳는 증상이 있지만, 수술을 잘 받아서 그런지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살고 있다.

평소 입안을 주의깊게 살피지 않는 한 혀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혀에 암이 생기는 설암을 놓치기 십상이다. 특히 흡연이나 음주를 자주 하는 이들은 설암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A씨처럼 중요한 기능을 하는 혀의 일부를 잘라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드물지만 젊은층 증가세 가팔라

두경부암의 10~15%를 차지하는 설암은 세분류상 구강암에 포함되며 편도암(목젖 양쪽에 발생) 다음으로 많다. 19일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데이터 집계로 가장 최근인 2018년 849명의 설암 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전체 암의 0.3%를 차지했다. 인구 10만명 당 1.1명꼴이다. 폐암, 위암 등 호발암에 비하면 매우 드문 희귀암(인구 10만명 당 6명 미만 발생)에 속한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서 이런 설암의 증가세가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병률을 보여 그간 거론돼 온 위험인자, 즉 흡연·음주·방사선노출 등과 구별되는 요인이 있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반적으로 설암의 호발 연령은 50~70대다(2018년 기준 66.4%).

 

국립암센터 두경부종양클리닉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암(Cancer)’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1999년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진행되던 국내 편도암의 상승세는 한풀 꺾인 반면 설암의 증가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정유석 국립암센터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성인 흡연율 감소, 생활방식 변화, 2016년 시작된 자궁경부암백신 국가예방접종 확대 등이 젊은층의 편도암 발생을 안정화시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편도암은 흡연이나 음주 외에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의 구강 내 감염과도 연관성이 확인됐다. 활발한 성생활(구강 성교)이 입안 편도암 발생의 위험요인이 된다.

정 전문의는 “구강암의 연간 발생률 변화량을 보면 1999~2006년 1.56%에서 2006~2017년 2.82%로 2006년 기점으로 가팔라졌다. 이는 설암의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설암은 1999~2006년 300~400명대, 2007~2013년 500~600명대(2008년은 467명), 2014~2018년 700~800명대로 전 연령에 걸쳐 지속해서 증가해왔다.

20·30대의 경우 1999~2017년 연평균 7.7%의 높은 발병률 증가세를 보였다. 40·50대(1999~2011년 3.3%, 2011~2017년 4.6%)와 60대 이상(1999~2017년 2.7%)의 증가 추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설암을 뺀 다른 구강암은 60대 이상에서만 2.0% 증가했을 뿐 다른 연령대에선 별다른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알려진 설암의 가장 큰 원인은 흡연이다. 많은 연구를 통해 흡연자는 설암을 포함한 구강암 발생 확률이 2~3배 높고 흡연량과 암 발생 위험이 비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담배를 3개비 피우면 1.48배, 3~5개비 흡연 시 2.23배, 5~10개비 흡연 시 2.18배 암 위험이 증가한다. 네덜란드의 12만명 대상 연구에선 하루 30g의 알코올을 섭취하는 경우 구강암 위험이 6.38배 증가했다. 흡연과 음주를 같이 하면 구강암 발생이 35배 상승한다는 보고도 있다. 아울러 치아 손상이나 잘 맞지 않는 의치(틀니) 등에 의해 혀 점막이 지속적으로 자극받는 것도 설암의 가능한 원인으로 추정된다.

최성원 국립암센터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는 “다만 편도암과 달리 설암과 HPV감염의 연관성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술, 담배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젊은층에서의 설암 증가세가 기존 위험 인자와 다른 환경, 유전적 요인이 관련있는지 연구가 필요하다.

 

평소 혀 옆면 잘 살펴야

설암은 혀의 옆면에 생기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혀의 가장자리 점막이 헐고 움푹 파인 궤양이나 사마귀처럼 튀어나온 병변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적으로 혀에 생긴 백태(하얀 점), 붉은 반점도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암 병변이다. 오래된 반점인 경우 더 두꺼워지거나 헐거나 범위가 더 넓어지지 않았는지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최 전문의는 “설암의 경우 초기에 단순 입병(구내염) 증상으로 시작하고 대개 한 군데 생긴 염증은 1~2주 안에 없어진다. 2~3주가 지나도 궤양이나 혓바늘이 낫지 않으면 정밀 조직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안순현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아울러 “혀에 평소 없었던 딱딱한 종괴(덩어리)가 만져지고 뭔가 이상해 보이는데 원래부터 있던 것인지, 새로 생긴 것인지 헷갈릴 땐 일단 좌우를 비교해 봐라. 대칭적으로 보이면 대개 정상일 가능성이 높고 비대칭이거나 의심스러운 점이 있으면 전문의 진찰을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혀의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하고 발음이 어색해지거나 음식을 삼키기 곤란하면 설암이 많이 진행된 경우다. 설암은 목 림프절로 전이가 잘 되고 이 경우 목에 혹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정 전문의는 “설암의 발병률은 폐암이나 위암 만큼 높지는 않지만 진행된 경우 치료 성적이 좋지 않고 완치되더라도 심한 안면변형이나 발음·저작 기능장애를 동반하게 된다”면서 “설암 검진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내시경 없이 전문 의사가 입안을 보고 촉진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암의 발견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술 후 정상 부분이 남아 있다면 발음이 약간 변하는 걸 제외하고는 식사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미국 암협회는 21세 미만에서는 3년 마다, 흡연·술을 많이 하는 4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씩 구강검진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학과 정유석 겸임교수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최성원 겸임교수

 

원문기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877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