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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쿠키뉴스] 암은 왜 유전될까? (공선영 교수)

등록일
2021-01-06
조회
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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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환자수가 2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거의 40%에 달한다. 특히 암은 대물림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이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유전될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 암은 왜 유전될까? 암 발병을 피할 수는 없을까? 환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들을 정리한 책 ‘유전성암 100문 100답’을 감수한 공선영 국립암센터 유전상담 클리닉 교수를 통해 자세히 알아봤다.  

 

암 유전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특정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한 것이고 또 하나는 가족력에 따른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평생 분열한다. 이 과정에서 결함이 생겨 비정상적으로 증식 분화해 생존하고 전이되면 암세포가 된다. 종양의 성장이나 억제를 조절하는 중요한 유전자의 생식세포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전성암으로 발전한다.

 

유전성암과 연관된 유전자에 병원성 변이가 있으면 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는데, 예를 들어 BRCA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은 70~80%, 난소암은 30~50%에 달한다. BRCA2의 돌연변이가 있으면 전립선암이 발생할 확률이 14% 정도고, 이외의 다른 림프종, 위암, 췌장암 등의 발생률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유전성암은 유전자(DNA)를 통해 세대 간에 대물림될 수 있고, 이 때문에 유전자를 공유하는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서 비슷한 암이 진단되는 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모든 암이 유전성암은 아니기 때문에 가족 중 암환자가 있다고 해서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공 실장은 “유전성암이라는 것은 부모로부터 물려받는 세포에 (부모와) 동일한 비정상적인 유전자변이가 복제된 것을 전제로 한다”라며 “부모로부터 정상적인 유전자가 유전되더라도 환경적 요인, 흡연 또는 방사선 등에 의한 체세포 돌연변이 등으로 인해 암이 생길 수 있다. 원래 암세포 안에서는 변이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유전자변이가 있다고 해서 유전성암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정 유전자변이의 대물림이 없더라도 생활환경이 유사한 가족 내에서 동일한 위험요인에 노출되면 ‘가족성암’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유전성암이 차지하는 암의 요인은 전체 암 발생의 5%정도로, 대부분 식습관이나 생활 등 환경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2003년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흡연이 원인인 경우는 15~30%, 만성감염 10~25%, 음식 30% 등으로 알려진다.

 

공 실장은 “유전적 요인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관련한 가족형암이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간암은 대표적으로 감염이 원인인 암인데, 출산 과정에서 B형간염 산모로부터 신생아가 바이러스에 노출돼 감염되면 그것이 원인이 돼 나중에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은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에 같은 암을 진단 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가족력이 있는 암이라면 생활습관을 교정하거나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암의 조기발견을 위해 국가암검진이 시행되고 있지만, 유전성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병원성 변이가 있다면 일반인에게 권장되는 암예방검진으로 부족할 수 있다.

 

변이 여부는 유전자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유전성 소인에 대한 검사 결과는 가족의 암 발생 위험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암이 발생했거나, 한 사람에서 다양한 종류의 암이 진단됐거나, 혈연관계의 친족에게 같은 종류의 암이 발생했다면 유전성암에 대한 검사를 고려해야 한다. 검사 결과는 1개월 내외로 확인할 수 있다.

 

일부 유전성암은 ‘예방적 수술’로 암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가 받은 유방 및 난소 절제술이 대표적이다. 예방적 유방절제술은 유방암 위험을 90%, 난소난관절제술도 90% 낮출 수 있고,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만 받더라도 유방암 위험을 50%까지 낮출 수 있다. 공 실장은 “특히 난소암은 진행이 빠르고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에 출산계획이 종료된 경우 위험감소를 위한 난소난관절제술을 1차적으로 권고한다. 다만, 암이 발생하지 않은 정상 유방이나 난소를 절제하는 것이므로 환자의 상황에 따라 조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공선영 겸임교수

원문기사 :  http://www.kukinews.com/newsView/kuk202101050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