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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경향신문] 전문가들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높아…확진자 수로 상황 판단은 위험” (기모란 교수)

등록일
2020-09-15
조회
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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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코로나19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가 14일 0시부터 2단계로 완화됐다.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내려오면서 큰 고비는 넘겼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확진자 수보다 중요한 것은 ‘감염경로 불분명’ 환자 비율”이라면서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음번 대유행에 대비해 거리 두기 단계를 보다 세분화하고, 의료체계 보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 주목해야

14일 0시 기준으로 전날 하루 신규 확진자는 109명을 기록해 12일째 100명대에 머물러 있다. 한때 하루 신규 확진자가 400명을 넘었던 것에 비하면 큰 고비는 넘긴 셈이다. 하지만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규 확진자 수가 줄고 있지만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가 여전히 24% 가까이 된다”며 “확진자 수만으로 상황을 진단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확진자가 줄지 않는 건 역학조사가 충분히 따라잡지 못하고 있거나 지역사회에 코로나19가 만연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이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는 점도 위험 요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2주간(8월30일~9월12일)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176.5명으로 앞선 2주(229.7명)보다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 확진자의 비율은 33.3%에서 38.1%로 오히려 증가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대학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고위험층인 고령 확진자 증가로 중증 이상의 환자가 더 늘어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 방역조치 세분화해야

거리 두기 단계를 세분화해서 재정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재 정부가 정해둔 거리 두기는 세 단계로 나뉘지만, 실제 수도권 대유행 이후 정부가 실행한 거리 두기는 부분적 2단계(8월16일), 2단계(8월19일), 2.5단계로 불린 강화된 2단계(8월30일) 등으로 차이가 있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전문가조차 정부가 적용한 거리 두기 단계의 차이를 구분하는 데 머리가 아플 정도”라며 “3·4차 유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단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세 단계의 거리 두기를 도입한 후 처음으로 맞이한 이번 수도권 유행 상황이 거리 두기 단계의 적절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에 거리 두기를 강화하고 완화하면서 알게 된 각 단계의 파급력과 효과 등을 분석해 더 정교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도 이날 브리핑에서 “단계별 기준과 조치를 현실에 맞게 재정비하는 작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체계를 서둘러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김동현 한림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3월부터 의료계에선 병상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부는 8월에 수도권 유행이 발생하고 나서야 부랴부랴 병상을 확충하고 간호인력을 늘렸다”며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가기 전에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빈 분당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거리 두기 단계는 사실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느냐로 정해지는 문제”라며 “올가을·겨울철에 또다시 유행이 발생할 것에 대비하려면 지금 의료인력과 병상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원문보기: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9142055005&code=940601